......내 생애 처음만나는 칼 구스타프 융
 

ㆍ저자 : 사카모토 미메이 / 노지연 역

ㆍ출판사 : 현실과미래사

ㆍ출판년도 : 1999년

ㆍ분류 : 인문 > 심리학 > 심리학 일반

 

지동설, 진화론과 더불어 인류의 자존심에 더할 나위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평가받는 무의식의 발견은 20세기 사상의 지형도를 크게 변화시켰다. 인간의 의식에 전폭적인 신뢰를 부여함으로써 가능했던 이성 중심의 구도에 균열이 생겼던 것이다. 자기 육체와 사고의 중심이 자아가 아니라는 발견으로 프로이트가 누린 정신적 스승으로서의 지위는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그의 입론은 다분히 리비도 에너지, 오이디푸스 제국주의라는 또다른 비판을 면하지 못하는 것 역시 당연하다. 무의식이라는 어두운 대륙의 초창기 발견자들 사이에 오갔던 무수한 논의들의 역사를 고려한다면 오늘날 우리가 프로이트에게 부여하는 지위는 다소간 독점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또 어떤 논의가 가능할 수 있을까?

칼 구스타프 융의 세계는 우리에게 그의 이름만큼 잘 알려져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우리의 지적 편향 못지않게 융의 세계가 갖는 난해함에 기인하는 것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융은 남성과 여성,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젊음과 노년, 자아과 자기 등속의 대립적 개념들의 머나먼 거리를 거침없이 횡단하며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이론을 전개해 나간다. 그로 인해 초심자들은 융의 세계는 접근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이 책은 그러한 어려움을 만화가 갖는 재미와 직관적 이해를 통해 극복하고 있다. 융의 인간관계를 통해 사유가 어떤 경로를 거치며 발전해 가고 있는지를, 정신주의와 신비주의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던 당시의 시대 배경을 토대로 상세하게 묘사되고 있다.

양친 사이에서 해결되지 않은 감정적 응어리를 가지고 평생을 살았던 그가 어떻게 스승 브로일러와 프로이트에게 의지하고 또 그런 상징적 부친상을 살해함으로써 자립하고자 했는지, 영매로서의 능력을 갖춘 어머니와 사촌 여동생을 비롯해 여리 여성들과의 깊은 관계 속에서 여성성에 대한 공포를 어떻게 극복해 갔는지, 융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줄기로 '원형' 이라든지 '동시성' 같은 융만의 독창적인 논의의 시작을 알게 해 준다.이를 바탕으로 독자는 융의 세계에 본격적인 접근을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